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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함
    카테고리 없음 2013. 3. 28. 23:25

    2011년 12월 27일, 새해 첫 주일을 며칠 앞두고 10년 넘게 계속 하고 있던 쉐키나 지도교사라는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아니, 생각해보니 내 의지로 결정한 줄 알았는데, 왜 그래야 하는 상황에 빠져버린건지 아직도 의문이다. 결국 내 의지인 척하는 다른 힘이 있었던 것 같다.


    12월 31일 토요일, 쉐키나로서는 마지막으로 연습을 봐줬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할 것은 아직도 많은데 시간은 없고, 중학생들은 여전히 의욕없음을 보여주면서 산만하기까지 하고, 고등학생들은 의욕은 넘치지만 언제나처럼 방향을 못잡는건 마찬가지… 시간이 다되고 밀려오는 안타까움… 답안지를 다 못채우고 시험 시간이 끝난 그런 느낌…


    연습이 끝나고 오늘이 마지막이다 하고 알려줬다. 아마 조금은 놀랐을테지만, 의외로 알고있었다며 덤덤한 반응도 있었다. 또 언제나처럼 그리도 선생이라고 생일파티를 준비해주는 녀석들이 가슴을 적셔주었다.


    그후로…

    늘 토요일 오후부터 저녁 늦게까지 교회에서 살던 생활 패턴이 너무나 긴 시간 동안 이어져온지라, 얼마간은 그 시간만 되면 안절부절 못하곤 했다. 그런데 그것도 좀 익숙해지니 다른 할 일을 찾으며 활동하는게 아니라 그냥 TV 나 보면서 시간을 때우는 토요일이 되어버리더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게 꽤 편하기까지 하다. 이런 게으름뱅이…


    2012년이 지다고 다시 2013년이 되었지만, 난 여전히 주일 3부 예배만 드리고 얼른 집으로 도망가고 있다. 1년 넘게 썬데이 신자? 뭐 그런게 되어버렸다. 정말 난생 처음이다.


    1년 정도 지나고 청소년부의 알던 동료 교사들의 얘기를 들으니, 쉐키나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 줄 사람이 없다고, 언제 올 거냐고 자꾸 묻는다. 학생들도 간혹 만나면 오냐고 묻는다. 이것 저것 가르쳐달라고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그러다가 블로그와 SNS에 관한 강좌를 듣게 되었다. 아하…! 그동안 없어져버린줄 알았던 의욕이 생겨났다.


    온라인 상에서라도 나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데 왜 그냥 가만히 있었을까? 쉐키나 아이들이 알아야할 것들을 보건 말건 일단 정리해서 올려두면 언젠가는 찾아서 볼 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


    나로서는 없어지게 놔둬서는 안될, 청소년부 찬양팀이 잘 굴러가도록 도와줄 수 있는 노하우를 어떻게든 나눠야겠다고 결심했다. 결심이라기 보다는 생각뿐인 것이지만…


    블로그는 제대로 운영해본 적도 없고, 이제 어떻게든 시작해보자고 맘 먹었을 뿐이지만, 이 블로그에서 아이들에게 혹은 선생님들에게 이야기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려봐야겠다. 여러가지 가르쳐주고 싶은 것, 나누고 싶은 것을 써보자. 


    매주 토요일마다 연습하면서 주일을 준비하던 그 시간이 괜히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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